2003년 설립하여 CARHARTT WIP, X-LARGE, OBEY, DEUS EX MACHINA, BRIXTON 등 다양한 해외 브랜드의 공식 디스트리뷰션 를 담당하고 있는 웍스아웃(WORKSOUT). 오늘은 웍스아웃에서 앞서 나열한 브랜드의 월등한 인지도 때문인지, 디자인이나 패턴,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우리네 정서와 안 맞아서인지, 빈지노가 입지 않아서인지 등 다양한 이유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한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아이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스톤 아일랜드(Stone Island) - SWEATSHIRT HOODED
슈프림(Supreme)과 아쿠아스큐텀(Aquascutum)이 협업 소식을 발표했을 때 어떤 제품이 나오는지 여기저기 디깅하던 중 우연히 훌리건들의 패션을 지칭하는 단어 '테라스웨어(TerraceWear)'를 알게 되었다. 평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보고, 옷질을 좋아하는 나로선 테라스웨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 하고 곧장 핀터레스트에 테라스웨어를 검색했는데, 이게 웬걸? 졸부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했던 스톤 아일랜드 의류를 훌리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며 멋지게 착용하고 있는 이미지를 여러 장 발견했다. 이때부터 내게 스톤 아일랜드는 테라스웨어를 대표하는 꽤나 멋진 고가의 브랜드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 왼팔에 스톤 아일랜드 와펜이 박혀있는 2017 FW 트렌드 컬러 '골든 라임' 컬러 후드를 착용한다면 나도 그들처럼 멋져보일 것이다.
2. 코너 델리(Corner Deli) - 3 DAYS NO PROBLEM PACK
두번째 숨겨진 보물은 스케이트보드 브랜드 코너 델리의 '3 DAYS NO PROBLEM PACK'이다. 내게 블랙, 화이트, 그레이 컬러 티셔츠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든지 필요한 아이템이다. 봄, 여름에는 단품으로, 가을, 겨울에는 후드집업 혹은 두꺼운 아우터 속 이너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두 시즌 착용하여 목부분의 시보리가 늘어나면 파자마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PA 브랜드와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AAA, 길단(Gildan)의 무지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코너 델리의 '3 DAYS NO PROBLEM PACK'를 선정한 이유는 디테일 때문이다. 우측 하단에 조그맣게 'FOR ALL THE PLAYERZ'라는 문구와 해당 사이즈, 코너 델리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무지티에 디테일을 살려주었다.
여자친구 앞에서 이 제품을 이너로 입고 액티비티 한 활동을 하거나 기지개를 켜며 의도치 않게 아우터와 팬츠 사이로 슈프림 X 헤인즈 언더웨어의 밴딩과 코너 델리의 로고를 보여주고 싶다.
3. 립앤딥(RIPNDIP) - SHERLOCK NERMAL PIPE WHITE
몇 년 전부터 패션, 음악계에서 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양이를 사랑했다. 고양이 특유의 새침떼기같은 성격때문인지 또렷한 이목구비와 우수에 찬 눈빛때문인지 각자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내가 동경했던 여러 셀럽은 진심으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습을 스스럼없이 공개했다. 그래서인지 고양이를 키우지 않아도 고양이라는 동물에게 호감을 느끼고 집사(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역할에 조금이라도 흥미를 느끼면 내가 동경하던 힙한 셀럽처럼 힙해보였고, 웍스아웃에는 립앤딥 담배 파이프가 있다.
립앤딥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표현한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너말. 그런 너말을 그대로 본 따 만든 담배 파이프. 립앤딥을 몰라도, 담배 파이프를 이용하는 흡연자가 아니어도 담배 파이프는 흔히 볼 수 있는 떼기가 아니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손에 쥐어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현대인의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담배 파이프는 비흡연자라면 평생 사용할 일이 없는 아이템이다. 흡연자 또한 수백억을 투자하여 만든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글로'가 철옹성같은 궐련형 담배시장을 위협하는 마당에 담배 파이프를 이용하여 흡연할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해본다면 립앤딥의 'SHERLOCK NERMAL PIPE'는 사용할 일이 1도 없는 구매해서는 안 될 아이템인 것이다.
하지만 힙이란 무엇인가? 하고 싶거나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주변의 시선따위는 물론, 합리적 소비 따위는 거들떠 보지 않는 것이 힙이다. 나 '쓸 일은 없지만 립앤딥의 귀여운 담배 파이프를 컬렉하는 사람이다. 내가 내 돈 써서 물건 사는데 뭐 어쩌라고?'와 같은 멘트와 함께 본인이 직접 찍은 이미지(해시태그는 #nofilter)를 SNS에 올린다면 팔로워에게 괴짜스러우면서도 힙한 매력을 뽐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지금 당장 웍스아웃에서 립앤딥의 담배 파이프를 구매하여 SNS에 업로드해보도록 하자!
ps. 평소 다양한 브랜드의 특이한 아이템을 컬렉하는 모습과 고양이 관련 이미지, 한껏 퉁명스러운 표정의 셀카, 이태원역 근처에 거주함을 증명하는 게시물 등 조금이라도 힙해보일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당신의 힙력은 배가 될 수 있다.)
4. P. A. M. - EMBALMED DIGITAL CINO KLIMAX PRINT
다양하고 멋진 브랜드들이 세계에 존재한다.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발휘하여 몇 초 동안 마우스 커서를 정지시킨다. 과연 이런 개성 넘치는 브랜드들은 어디서 볼 수 있고 어디서 찾아볼 수 있을까? 국내에도 이러한 문화를 베이스로 움직이는 패션 기업이 있다. 바로 다양한 브랜드를 디스트리뷰션 전개하고 있는 패션 기업 웍스아웃(WORKSOUT)이다. 웍스아웃에 입점된 기가 막힌 브랜드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바로 호주를 대표하는 스트릿 브랜드 P. A. M.(Perks And Mini)이다. 이 브랜드는 정말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그 진가를 발휘했다. 최근 2017 F/W 중 프린팅을 가미한 제품들을 발매시키며 특유 아웃핏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줬다. 우리는 컬렉션에서 한가지 제품을 꺼내왔다.
EMBALMED DIGITAL CINO라는 바지인데 정말 독특하게 전체적으로 프린팅을 강렬하게 새겨넣었다. 옷에 프린팅을 새긴다고 말을 하면 80년대 후반 90년대쯤 해외 힙합 뮤지션들이 박스 티셔츠에 큼지막한 프린팅을 비롯 반다나와 함께 입고 나왔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옷에 프린팅을 새겼다고 하면 이런 문화들이 먼저 생각나는 게 아닐까 싶다. KLIMAX PRINT로 자세히 보면 사람 눈도 보이고 불도 보이고 버섯 같은 모양도 보인다. 몸에 해롭다는 것을 바지를 통해 절실히 보여준다. 섬뜩할수 있지만 의미가 깊은 바지다. 바지 핏 자체도 부담스러울 정도에 핏은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적절한 핏으로 떨어진다. 가격대는 곱띠고운 어머니의 뜨거운 손바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잘 생각하길 바란다.
5, 닉슨(NIXON) X 타카 하야시(TAKA HAYASHI) - TIME TELLER LTD BONE/BLACK TAKA
시계는 남자를 말한다는 책이 있다. 모든 시계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지만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자극적인 멘트가 인상적이다. 그 만큼 남자들만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를 벌인다는 의미도 맞겠다. 뭐 시계가 그 사람의 위치를 정해주거나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시계에 대한 남다른 개인적인 깊은 의미도 있지 않은가? 패션에 눈이 아닌 현재 외국 힙합 뮤직비디오를 상상했다면 당장 이 글을 닫길 바라며 우리는 웍스아웃에 유일한 시계 브랜드 닉슨(NIXON)의 제품을 가지고 왔다.
닉슨의 역사는 1998년 미국 엔서니타스에서 부터 시작됐다. 라이프 스타일과 서브컬처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감성을 선보였다. 닉슨의 장점은 너무 깔끔하고 심플하다는점, 그리고 어떤 옷이든 다 잘 어울린다는 게 매력이다. 우리는 그 많은 시계들 중 아티스트와 협업을 진행한 제품을 가져왔다.
바로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타카 하야시(TAKA HAYASHI)와 협업한 제품을 들고 왔다. 닉슨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새 하얀 도화지와 같다. 모든 예술을 표현하는 데 적합하다는 말이다. 협업 제품을 살펴보면 평소 메탈적인 느낌과 반짝반짝 빛나는 닉슨의 모습이 아니다. 캐쥬얼 하면서도 스트릿한 모습을 하고 있다. 베이지 색상와 블랙 색상, 그리고 타카 하야시의 빨간맛의 로고가 눈의 띈다. 타카 하야시는 서브컬처와 인연이 깊은 아티스트며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닉슨과도 구매 충동을 일으킬만한 제품을 완성시켰다. 곧 생일이거나 기념일이라면 어서 말하길 바란다.